"신의 아그네스" (작:존 필미어 연출:윤우영 무대디자이너:박재범 조명디자이너:신호 적곡:이나리메 의상디자이너:박근여 출연:박해미, 이수미, 이지혜 제작:예술의전당 극장: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별점:★★★★☆) 공연 소식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예매한 작품이다. 아주 오래전에 직장인 극단의 공연을 지루하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게 이렇게 흥미롭고 집중력 높은 공연 이었어? 2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무신론을 선호하고, 종교 얘기 좋아하지 않아서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았는데, 세 명의 치열한 심리 게임과 추리 요소가 있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각자 아픈 과거의 상처가 있는 세 사람은 어찌보면 서로 닮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의 믿음이 깨어지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은 슬프다. 아그네스의 비참한 최후를 들으면서 차라리 그냥 그 이전의 삶을 계속 살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대극장급의 넒은 무대에 단촐한 세트만 있지만 세 명의 배우의 열연으로 공간을 꽉 채운다. 조명과 음악도 좋았다. 다음 배우 애기로 넘어가 본다. 닥터 리빙스턴 역의 박해미 배우님! 연극 무대에서 처음 보는데, 초반에 대사 2번 버벅거린거 빼고는 무난했다. 퇴장 없이 대사량이 제일 많은데 잘 소화해 주었다. 원작 수녀역의 전작 "궁극의 맛" 의 이수미 배우님! 왜 믿고 보는 배우님이 아니지? 자칫 근엄해질 수 있는 캐릭터인데 무게감을 잃지 않은 유쾌함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공연을 선택하게한 전작 "환희, 물집, 화상" 에서 보았던, 아그네스 역의 너무나 애정하는 이지혜 배우님! 역시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흰색의 옷에 묻은 피의 붉은 색깔처럼 강렬하게 다가온다. 갑자기 2008년도 미도 배우의 아그네스를 못 본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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