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 (작,연출:박근형 무대디자인:김병건 조명디자인:정태민 음악디자인:박민수 출연:방은희, 강지은, 성노진, 서동갑, 오순태, 이호열, 이봉련, 김은우, 이상숙 악사:유호석 제작:극단 골목길 극장:나온씨어터 별점:★★★★★) 글에 스포일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공연 소식이 올라올 떄 부터 너무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믿고 보는 극단 골목길의 2017년 "해방의 서울"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신작이다. 연출의 글에 나와 있는데,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김민기님의 "가뭄" 이라는 노래가 하우스 음악으로 흘러 나온다. 무대는 어느 시골집을 잘 꾸며 놓았다.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살아 온 형과 도박판를 전전하며 방금 교도소에서 나온 동생, 이들에게는 아들이 한 명씩 있다. 이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박근형 연출님의 가족 연극이 쉬워졌다! 기존의 조금 이상한 형태의 납득이 금방 안되는 설정에서 이번 작품은 너무 친근하게 다가 온다. 그러나, 역시 결말은 비극적이다. 마지막 장면은 "너무 놀라지 마라" 가 연상 되는데, 보시는 분들 너무 놀라지 마시기를... 웃음 포인트도 많아 즐겁게 볼 수 있다. 형의 아들이 등장할 때 마다 나오는 대금 연주도 좀 뜬금 없이 보이는데도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오늘의 베스트 장면, 며느리가 떠날 때, 어머니가 검은 비닐 봉지에 넣은 무우말랭이와 시래기를 주는 부분이다. 슬픈 장면인데 조명은 최대로 밝아 진다. 그래서일까? 슬픈 감정이 배가 된다. 다음 배우 얘기로 넘어가면, 은희역의 방은희 배우님! 무대 에서는 처음 보는데 캐릭터 떄문에 염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색깔이 잘 어울린다. 끝부분의 비극적 선택은 왜 그랬을까? 출연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안정된 연기를 보여 주었다. 경애역의 너무나 애정하는 이봉련 배우님!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서 그런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눈빛, 역시 발성과 연기 너무 좋았다. 강아지 메롱이 역의 이상숙 배우님! 대사 없이 소리로만 연기하는게 쉽지 않은데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 하였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역의 강지은 배우님! "철가방추적작전" 의 선생님 맞으신가? 너무나 완벽하게 변신 하셨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님으로 불러야 하겠다. 자리가 아직은 여유 있지만 곧 매진될 것 같다. 박근형 연출님과 극단 골목길을 좋아 하시느 분은 예매를 서두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