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흥보씨

이동길의 연극 2017. 4.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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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씨" (부제:2016-201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극본,연출:고선웅 작창,작곡,음악감독:이자람 안무:지경민 무대디자인:김종석 의상디자인:최인숙 특수의상디자인:김수진 소품디자인:장경숙 영상디자인:이원호 출연:김준수, 최호성, 최용석, 김학용, 김차경, 이소연, 서정금, 이광복, 조영규, 조유아, 유태평양 외 국립창극단 및 객원 주관:국립창극단 극장: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별점:★★★★★) 제목이 '흥보가' 가 아닌 '흥보씨' 이다. 여기서 잠깐, 그럼 흥부가는 뭐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미라 검색한 걸 정리해 본다.

보:'꾀보','잠보' 등에 쓰이는 '~하는 사람'을 의미(우리말)
부:'아무개 남자' 를 의미할 때 흔히 붙이던 아비 부(한자어)
흥:흥할 흥(한자어)
놀:'놀다'의 어간(우리말)
구전문학인 판소리에서는 아무래도 우리말인 '-보'가 붙은 '흥보','놀보'가 많이 쓰이다가 '흥보가'로 굳어짐. 1964년 무형문화재 제도가 도입되어 무형문화재 지정을 할 때 하필이면 '흥보가'로 지정하여 그 이후로 공식적으로 흥보가로 쓰임.

아무튼 고성웅 연출님과 이자람 음악감독님 이름만 보고 무조건 선택한 공연이다. 결론은 이거 너무 재미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와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창극이 되겠다. 일단 기존의 흥보가 와는 전혀 다른 얘기가 신선하고 재미 있었다.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흥보 머리위에 UFO 같은 것이 있는데, 극 중에 외계인이 나온다. 무슨 창극에 외계인? 이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이 극의 재미를 더해 준다. 그리고, 역시 연출님의 뛰어난 극본과 이자람님의 훌륭한 작창은 너무나 좋다. 여기에 안무, 부채, 소품, 의상, 무대, 영상, 반주등 창작팀들의 아이디어가 극과 잘 어울리며 빛을 발한다. 그리고, 배우 얘기를 하자면 먼저, 타이틀 롤인 흥부역의 소리꾼 김준수님! 역시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농익은 연기가 너무나 훌륭하다. 그리고 이소연님도 애절한 소리와 움직임, 연기가 일품이다. 사실 원래 흥보가에서 가져 온 소리의 말이 어렵고 1막이 좀 밋밋한 느낌이 있었으나 2막이 완전 대박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곧 매진될 거 같으니 빨리 얘애하시길... 마지막 대사인 '비워야 하리 텅텅텅~ 그때서야 울리리 텅텅텅~' 이 의마하는 바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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