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옥상 밭 고추는 왜

이동길의 연극 2017. 10. 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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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밭 고추는 왜" (부제:한국연극의 새로운 활력 작:장우재 연출:김광보 무대:박상봉 음악:장한솔 출연:고수희, 이창훈, 유성주, 이창직, 장연익, 김남진, 문경희, 한규남, 백지원, 문호진, 한동규, 구도균, 최나라, 송종현, 강주희, 박진호, 정대곤, 김유민, 신정웅, 장석환, 유원준, 이지연, 박현 주관:서울시극단 극장: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별점:★★★★★) 관극 후기를 쓰기에 앞서 공연 시작이 7시 30분인거 좀 늦춰주면 하는 작은 바램을 해본다. 정말 오랜만에 100 미터 달리기로 시작 시각 정각에 좌석에 착석! 가쁜 숨소리로 옆 사람에게 관극 방해를 한게 미안하다. 각설하고 공연 얘기로 넘어가자면 2017 서울시극단 정기공연으로 인터파크에 부제가 저렇게 나와 있는데 "Ethics Vs. Morals" 로 고쳐야 한다. 2006년에 봤던 너무나 애정하는 지성 배우가 출연한 "악당의 조건" 이후로 11년 만에 만난 장우재 작가님과 김광보 연출님의 작품이다. 제목부터 무슨 내용인가 궁금증을 유발 시킨다. 재건축을 앞둔 어느 낡은 빌라에서 광자는 옥상에 고추를 기른다. 어느날 현자 아줌마가 고추를 모두 따가려다 광자에게 들키고 둘의 다툼이 벌어진다. 다툼의 충격으로 광자는 쓰러지고, 현자의 사과를 요구하는 현태가 등장한다. 이후의 자세한 내용은 직접 공연장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먼저, 역시 믿고 보는 장우재 작가님의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절묘하게 풀어내는 글솜씨가 정말 탁월하다. 극을 차지하는 비중을 떠나서 23명의 캐릭터 버릴게 하나도 없다. 곱씹어 볼 만한 대사들도 많다. 여기에 믿고 보는 김광보 연출님과의 조합도 훌륭하다. 다음으로 배우 얘기로 넘어 가자면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소화하였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고수희 배우님과 이창훈 배우님이었다. 주요 사건을 이끌어 가는 힘과 자연스러운 연기가 좋았다. 고수희 배우님의 허니의 꼬리를 흔드는 디테일! 정말 섬세하다. 이 외에도 한 자리에 모으기도 힘든 유성주, 이창직, 백지원, 한동규, 구도균, 최나라, 이지연 배우님의 연기도 좋았다. 마지막 장면인 현태가 고추를 뱉는 부분과 할머니가 침을 뱉는 장면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도덕과 윤리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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