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부제:목격형 연극 "벽" 작,연출:설유진 음악:박지만 미술:유승훈 출연:황선화, 권혜영 제작:극단907 극장:탈영역 우정국 별점:★★★★★) 올해 초 'ARKO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공연 "초인종" 을 만든 설유진 연출님의 두번째 작품이다. 먼저 극장 얘기부터 하자면 '탈영역 우정국' 이라고 해서 어느 역에 있는 우체국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이후의' ,'탈' 장르와 영역의 규정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탈영역' 이라고 한다. 지하철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고즈넉하게 위치해 있었다. 대학로의 번잡한 거리에 있는 극장이 아닌 색다른 분위기의 공간이라서 좋았다. 일단 이 공연 입장부터가 평이하지 않다. 아무 조명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 안내자의 유도에 따라 박스 형태의 의자에 착석한다. 극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없이 진행된다. 내용은 시대와 지역을 알 수 없는 곳에서 벽을 따라 길을 나선 자매의 얘기이다. 일단 기존의 공연과는 다른 독특한 형식이라는 것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백열전구 2개와 손전등 한개로 최소화한 조명과 공간의 특성을 100% 활용하면서 공연이 진행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안전한 장소인 벽 안의 옛날 우체국은 현실의 편안하고 반복되는 삶을 나타낸다. 벽 밖의 공간은 어떤 것이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이다. 이 세계는 위험할 수 도 아니면 더 좋은 안식처가 있을지 모른다. 결국은 관객들이 들어왔던 벽을 허물고 언니는 바깥 세상으로 나간다. 황선화, 권혜영 배우님의 연기와 앙상블이 훌륭하다. 별졈 1개는 이들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궁금한점 2가지... 이들이 길을 떠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고, 마지막에 결국 동생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점이 생긴다. 앞으로 주목해 봐야 할 '극단907' 이다.